수평적 문화와 수직적 문화
여러분의 팀이나 조직은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은 두 가지의 문화를 따로 떼어내어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바로, 수평적 문화와 수직직 문화를 이야기하게 되는데 이는 조직이 오랫동안 그들만의 업무와 관계 방식을 통해 형성되어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고유한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계층의 구조와 의사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구분되는데 당연히, 두 가지에는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수평적 문화는 협업과 민첩성에 있어 효과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획을 장려하는 반면 수직적 문화는 안정적인 시스템하에 명확한 지시와 효율성과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수평적 문화는 탑다운방식의 직급에 대한 장벽을 최소화할 수 있고 직원들 사이에서 의사결정에 대한 분배와 권한 위임이 이루어지고 협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의 변화에 적응하기가 쉽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창의적인 생각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함께 느낄 수 있게 됩니다. 팀원들 또한 자율에 대한 정의를 올바로 내릴 수 있고 동의의사결정방식을 따르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반면 수직적 문화는 의사결정에 대한 권한이 가장 위에 집중되어 아래로 내려오는 탑다운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에서는 조직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시스템을 통해 지시사항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할과 책임으로 인해 모호한 상황을 없애고 안전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으며 책임을 지고 강력한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리더에 의해 결정적인 대응이 필요한 사항을 해결해 낼 수 있습니다.
소시오크라시
소시오크라시는 소시오(Socio : 동료) + 크라시(Cracy : 정치)로 이루어진 단어로써 동료와 함께 스스로 통치하는 것이라는 뜻이 됩니다. "모두가 한 직장의 동료이다"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소시오크라시 개념의 시작은 실존주의 철학자 오귀스트 콩트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다수가 선택한 결정이 항상 올바르지는 않으며 다수결의 횡포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 여러 번 의견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집단지성이라고 하는 말 또한 다수결의 원칙이 항상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개인의 능력이나 소수의 의견이야말로 새로운 이론으로 발전할 수 있고 사람들이 발견해내지 못한 오류를 찾는데 유용하다고 했습니다.
소시오크라시는 Democracy(민주주의)와 비교하더라도 더욱 발전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어의 차이에서도 느낄 수 있듯 '군중'은 나와 상관없이 느껴지는 사람들의 결정이라면 여기서는 같은 목적으로 함께 행동하는 사람들의 결정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시오크라시에서는 구성원들이 조직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조향 한다(steering)고 합니다. 조향이라는 단어는 비행기나 배를 조종할 때 순간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며 기계를 조작하여 방향을 바꾸는 행위를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구성원들 모두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꼬여 있는 지금의 환경에서는 과거에 해왔던 경험들이 능동적이고 즉각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기업이 꼭 민주적이어야만 할까?"라는 질문을 할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수평적이고 민주적일 것인가 말 것인가'의 질문이 아니라 '어떻게 변화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문제만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는 결국 궁극적인 목적이 아닌 과정일 뿐입니다. 결국 이러한 변화로 얻고자 하는 것은 조직원들이 편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어 성과를 내는데 일조를 하기 위함입니다.
수평적 조직의 오해
수평적 조직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고 활동을 해나가기 위해 혈액을 옮기기 위해서는 심장에 연결되어 있는 동맥과 정맥의 활동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조직에도 이러한 동맥과 정맥이 있다는 것입니다. 동맥이 영양분을 담은 혈액을 신체기관에 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혈관으로써 아래로 내려가는 역할이니 조직에 빗댄다면 하향식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정맥은 노폐물이 들어있는 혈액을 수거해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혈관으로써 위로 올라가는 역할이라 상향식 의사결정을 뜻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왜 조직은 두 가지의 모습을 모두 가지고 움직이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우리가 주장하는 수평적 문화는 결국 동맥과 정맥 즉, 하향식 의사결정과 상향식 의사결정이 모두 합쳐진 모습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의견이 순환한다는 의미에서 '순환적 계층구조'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최근에 많은 조직이 '수평적 또는 참여적 조직문화'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데에서 보듯이, '평면적'이고 자유로운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수평적 문화라고 함은 평면적인 모습이 아니라 입체적이어서 위와 아래가 돌아가는 동시에 오른쪽과 왼쪽으로도 돌아가는 모습이어야 합니다. 수직적인 부분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 데다가 혹여, 수직적인 부분을 없앤다고 해서 수평적인 조직으로 변화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수평적 문화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모습은 단지 '마음에 들지 않아'와 같은 이유이거나 '갈등이 생기는 건 싫어'와 같은 이유로 자신의 의견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 솔직함과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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