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변화
변화 그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요즘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러니 곧 변화의 변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근면이 미덕이었던 시절을 지나 지금의 우리들에게 변화는 점점 과제로 주어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참고 지속해 나가는 것이 과거의 형태였다면 지금은 자신의 상태를 잘 알아차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그 이유는 변화에 있는데, 과거의 변화와는 그 형태와 속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하고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계절의 변화에서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고 있는 AI의 기술까지 변화는 우리 주변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뉴노멀이라 느껴집니다.
더불어 인생에서 가장 견고한 것조차도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청년기를 50까지 두는 이론이 많은데, 청년은 미숙하기 때문에 청년을 지향하는 시대는 성숙을 지향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는 다음으로 넘어가야만 하고 절대로 계속 거기에 머물 수는 없기 때문에 여름만 있을 것처럼 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처럼 속도와 형태가 확연히 달라진 변화를 경험하면서 불안이 엄습할 수 있지만 우리의 삶에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페트리 글리리 교수는 코로나 시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제껏 경험했던 사회적 역할의 대부분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생겨났는데 코로나로 인해 그 맥락이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말입니다.
노트북이라는 환경은 그대로 둔 채 수업을 하고 영화를 보고 친구를 만나는 이런 환경이 마치 똑같은 술집에서 교수와 이야기를 하고, 데이트를 하고 부모와 함께 식사를 하는 환경과 비슷하게 느낀다는 것입니다. 너무 이상하지만 그러한 환경들을 변화 속에서 경험하며 또다시 새로운 변화들을 몸소 경험하며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50년 전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폴 로렌스 교수는 진짜 문제는 기술의 변화가 아니라 기술 혁신이 가져온 인간의 변화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개인에게도 마찬가지지만 기업 차원에서도 변화에 대한 적응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고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게 되면 생존을 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지식의 저주
그럼,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지식의 저주와 같이 맥캔지앤컴퍼니에서는 우리가 배우고 변화를 해야 할 바로 그때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에 집착하느라 종종 학습과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른바 '지식의 저주'인데 우리가 성공한 바로 그 방식이 우리를 다음 레벨로 성장시키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모르고 있는 것을 알려고 하는 것보다 무엇을 알고 있는지 치밀하게 찾아봐야 합니다. 앨빈토플러는 미래에 문맹은 글자나 숫자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배운 것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배운 것을 과감히 버리고 새롭게 배울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람들은 종종 요즘과 같은 엄청난 모든 변화를 경험하고 공부하고 싶어 해 하기도 합니다. 수많은 AI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사람들에게 소개되는 과정을 보며 마음이 조급해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이러한 기술 가운데 과연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나에게 필요한 기술이 가장 좋은 변화의 산물입니다. 우리는 종종 욕망에 속아 넘어가서 지나 놓고 보면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들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어찌 됐건 타인의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왜 내가 그런 결정을 했는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됩니다.
요즘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진리는 좋은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질문이 없으면 좋은 답을 찾을 수 없고 인생의 길을 올바로 해석해 낼 수가 없습니다. 챗 GPT라는 아무리 훌륭한 도구가 있어도 프롬프트를 제대로 적용하여 질문을 올바르게 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오랜 세월을 통해 사람들에게 강조해 왔던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바로 질문이라고 했는데, 이 진리와 같은 말을 지금의 시대에 챗GPT를 통해서 우리는 깨닫고 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이야 말로 지금의 변화에 가장 큰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주로 자신과 업무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자신을 바꾸거나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는 항상 어렵습니다. 미 국무부 장관이 은퇴 후에 자신이 연설하려고 서 있는 테이블에 물 잔이 없어 스스로 떠먹는 상황에서 불쾌감을 느꼈던 일화나 대기업 출신의 퇴직자가 투자에 실패하고 행패를 부린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변화'는 좌절스럽거나 힘든 일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즐거운 종소리입니다. 한번 반장을 했으면 일 년 뒤에는 그만하고 내려오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반장에서 내려오면 또 다른 곳에서 할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빛과 어둠은 나누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이라고 봐야 하고 모든 개념은 모두 동시에 탄생하는 것입니다. 기준에 따라 사건이 양립하듯이 느낄 뿐이지 조금만 위에서 관찰해 본다면 세상의 모든 일은 동시에 존재하며 좋고 나쁨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 생겨나는 일들은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관념적으로 '있다'라든지 '존재한다'라고 느끼기 때문에 무엇으로부터 분리가 되어 있는 듯이 느끼지만 상황은 모두가 다 하나의 개념입니다. 변화라는 큰 소용돌이 속에서 사건 하나만을 떼놓고 보면 '길'인지 '흉'인지 따질 수도 있고 또 진짜인 듯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내 삶의 전체를 통해서 보거나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조직에서 살펴본다면 그 상황으로써만 존재하는 일입니다. 새옹지마에서 나오는 변방의 늙은이의 이야기는 너무나 고루하지만 지금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한치의 빈틈이 없이 정확한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결론은, 지금과 같은 변화가 빠른 시기에는 자신에 대해 공부를 하고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이 변화를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것에 대한 정의를 올바로 내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끌려가기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변화를 통해 일어나는 결과를 좋고 나쁨으로 규정짓지 않고 이 경험 또한 미래의 나에게 선물이 될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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