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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대화의 오해

사람들에게 비폭력대화를 설명하면 마치 감성적인 대화로만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샬 로젠버그 박사께서 하신 말씀은 온정적이고 돌보는 마음만은 아닙니다. 냉정하게 관찰하며 덧붙이지 않고 보고 들은 것과 이성적으로 시작하여 에너지를 가슴으로 내려서 나를 바라보는 과정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욕구를 통한 자기 공감과 자기 연결입니다.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또 하나의 오해는 대화를 하는 데 있어 마냥 친절하고 조용하게 이른바 착하게만 말해야 하는 대화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기분이 나쁠 때는 오히려 소리를 지를 수도 있고 논쟁을 할 수도 있지만 비난이나 자책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폭력대화의 본질은 바로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동안 당연히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예찬에도 축하와 기쁨, 찬미가 있는 반면에 애도가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애도는 의도와 상관없이 사라진 것들, 나이가 들면서 낮아지는 신체적, 정신적 기능들, 못 이룬 꿈, 행위 주체자의 주관적 의도와는 상관없는 결과들을 모두 포함하여 할 수 있습니다. 안정되어 보이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축하할 거리에 생동감을 가지고 기뻐하고 애도에도 자신의 에너지를 충분히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건강하게 연결되어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이유는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는 그 과정입니다. 이렇게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는 그 인내의 시간 속에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기 돌봄입니다. '어떻게 하면 나를 잘 돌볼 수 있을까?', '나를 온전히 보호해 가면서 내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욕구입니다. 

 

비폭력대화의 오해, 생각에서 벗어나기, 욕구를 찾는 과정
비폭력대화의 오해, 생각에서 벗어나기, 욕구를 찾는 과정

 

생각에서 벗어나기

생각에서 벗어나서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고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짜증이 올라오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비폭력대화에서는 짜증을 느낌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짜증은 일정하게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생기는 감정이라 '항상 저렇다'라는 평가가 들어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짜증이라는 말을 쓸 때는 '답답하고 궁금해'와 같은 느낌표현이 더 낫다고 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때 비로소 에너지가 사건으로 가는지 나에게로 가는지를 집중해서 분별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않을 때 상대방으로 인해 자신의 감정이 요동치게 됩니다. 그래서, '너 때문에 화가 났다'는 말은 드라마에서 극적은 장면을 만들 때 사용하는 대사일 뿐 실제로 우리의 감정이 발생하는 과정을 알게 된다면 이는 올바른 말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의 느낌은 내 것이고 상대방의 느낌은 상대방의 것일 뿐이니 상대방의 상태로 인해 자신이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됩니다.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으면 생각에 머물러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단지 사실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임을 알아차리게 되면 이 상황에서의 자신의 느낌도 수월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믿음에 의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생각에 묶여 있을 때 자신과 진정으로 연결되지 못합니다. 계속 긴장을 하며 지내고 공감의 능력도 떨어지게 되니 결국은 타인과도 연결되지 못합니다. 얼마나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지에 따라 타인과의 연결도 용이하고 자기 공감을 비롯하여 타인공감도 원활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욕구를 찾는 과정

욕구를 찾는 과정은 '지금 내가 어떻지? 내 몸은 어떻지?'와 같은 질문을 통해 자신의 느낌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지나가면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화가 났을 때도 나의 현재 느낌이 무엇이길래 지금의 상황을 화로 표현하는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혹시 억울한가? 답답한가? 맥이 풀리는가? 와 같이 하나하나 느낌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화낼 일이 아니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화를 내고 있었다는 것을 찾을 수 있고 자기 연결에도 도움이 됩니다. 즉, 느낌 뒤에 있는 원인에 대해 상대방의 탓이 아니라 자신의 욕구와 만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는 자기 연결입니다. 이 자기 연결이 되지 않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면 항상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거나 딴소리를 하며 주변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몸의 반응을 느끼고 살피면서 마음의 느낌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연습하게 되면 이러한 자기 연결이 이뤄집니다. 지식으로 배우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결국은 작게라도 실천하고 내 삶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결국 이러한 자기 연결은 자신을 회복시켜 주고 고유의 인간성과 영혼을 회복시켜 줍니다. 이 욕구를 찾는 것을 방법으로 배우고 도구로 활용하고자 하면 곧잘 잊어버리게 됩니다. 욕구를 찾는 것은 엄숙하고 거룩한 행동이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다고 하는 믿음을 가지고 생활 속에서 자꾸 실천해 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욕구를 찾게 된다고 해서 갑자기 싸우고 고함치는 행동이 달라지거나 상대방이 내 마음에 들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너와 나의 관계에서 회복하는 시간이 빠를 수 있습니다.

 

당연히 불만이 없을 수는 없지만 욕구의 에너지로 만날 수 있게 됩니다. 관계에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하는 일들을 마주치게 되는데 이러한 하나하나의 상황에 빨간 줄을 긋고 맞고 틀림을 고른다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고 이러한 옳고 그름이 명료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욕구를 들여다보면 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달라지고 갈등을 표현하는 방법을 바꿔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꿔가는 작업입니다. 자신이 어떻게 표현할지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고 이러한 선택으로 인해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존엄성을 가지고 한 인간으로서의 태도를 갖추는 일이 바로 비폭력대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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